2020/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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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ue Charcot housing block of 50 flats_Henri Cir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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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는 전체를 생각하면서 부분을 디자인하고 직관적으로 큰 틀을 의식하면서 공간의 관계를 조율하고자 흔들림 없이 나아가고 싶다. 하지만 집 짓기가 시작되면 건축주, 시공자, 목수, 구조, 설비, 가구, 주방, 에어컨 등등 자기 이야길 들어 달라고 아우성이다. 단순했던 공간은 점점 복잡해지고 여러 가지를 담느라 정신없이 달리다 보면 집은 공간보다 더 드러나는 것들로 가득 차곤 한다. 그것이 삶의 모습에 더 가까운 집일지 모르지만 건축가는 좀 더 공간이 드러나서 사람과 공간이 소통하는 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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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more Pacific Research & Design Center_Alvaro S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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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는 것에 대한 생각 이전에집에 대한 고민을 하고 집에 대한 생각 이전에가족에 대한 고민을 하고 가족에 대한 생각 이전에 삶에 대해 또 고민하고 계속 고민하고 생각하고... 답답함에 또다시 건조기를 비교하고... 조금 비워진 듯해도 단순한 게 좋은데 고민과 생각으로 꽉 채우려 하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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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lla Le Lac _ Le Corbus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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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용과 크기의 문제로 인식하면 가치의 기준이 달라지고 우선순위가 밀린 소중한 것들은 어느 순간 머리에서 사라져 버린다. 집과 사람의 문제가 집과 돈의 문제로 바뀌는 건 한 순간이다. 난 그저 바닷바람이 부는 그늘에 앉아서 마당에서 뛰노는 아이들을 바라보고 싶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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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A DEL FASCIO_GIUSEPPE TERRAG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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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예술이 되기 위해 형태 창조에 매달리는 것은 예술의 순수한 의미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처음보는 독특한 형태와 공간을 만들어 우월함을 드러내는 것에 매달리것은 건축의 의미를 잘못 이해하는 것이다. 커다란 조각을 만들기 보다 사람이 사는 집을 만들기 위해 사람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진정으로 좋은 집은 '시대를 앞서간 형태'와 공간 속에 '사람을 생각하는 디자인'으로 가득차있는 집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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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wimming-pool at Quinta da Conceição - Álvaro S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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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 이야기를 하기보다 사는 이야기를 하고 싶고, 돈에 대한 고민보다 꿈의 실현을 더 고민하고 싶고, 사진 속에 담긴 집 이야기보다 집 속에 담긴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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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pact house in tokyo _ takuro yamamo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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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집에선 큰공간이 작게 느껴지고 작은 집에서는 작은공간이 크게 느껴진다. 집이 여러가지를 담으려고 욕심내다 보면 점점 많아지지만 다 비슷해 지고 집에 중요한 몇가지만 담아도 단순함이 가지는 가치에 의해 살면서 점점 풍부해지게 된다. 집의 문제는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 가치의 문제이기에 고민하는 것이고 아름다움은 그렇게 쉽게 얻어지지 않기에 결정하기 힘든것이다. 그걸 쉽게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건 거짓일 것이다. 아름답고 가치있고 살기 좋고 삶의 모습을 담을 수 있는 좋은 집은 그만큼 시간과 돈과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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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WO HOUSES IN STUTTAGART-WEISSENHOF _LE CORBUSI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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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살려고 삶의 가치 순위를 정하고 집을 디자인하려고 가치를 가진 공간의 순위를 정하고 집을 지으려고 공간을 구체화하는 순위를 정한다. 순위는 순서가 되고 차근차근 지어진 빈 공간은 빛으로 채워지고 삶이 들어와 앉는다. 하지만 삶은 순서대로 사는 게 아니다. 삶의 순서를 누가 정할 수 있으랴? 부끄러운 욕심의 순서는 아닌가? 따스한 빛이 들고 바람이 지나는 작은 집이면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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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USE IN GERMANY _ DAVID CHIPPER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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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밈새만 좋은 집은 쓰임새와 짜임새보다 보이는 아름다움을 더 추구해서 사람과 교감하는 아름다움이 부족하다. 쓰기도 좋고 구성도 살기에 좋으며 예쁘기까지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예쁜 것만 대접받는 세상에서 너도나도 예쁜 집만 지으려고 한다면 예쁜 주연만 가득한 연극무대가 될 것이다. 좋은 집은 예쁜 배우가 아니라 즐거운 삶의 이야길 담을 수 있는 넓은 무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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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YLAND HOUSE_DAVID CHIPPERFIE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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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이 남들보다 우월해지기 위해 관념적 탐구와 미적 아름다움만 추구하면 좋은 건축이 되기보다 비싼 건축만 될 수 있다. 사람, 즉 주택이면 집주인, 도서관이면 책 보는 사람, 어린이집이면 어린이의 입장에서 집이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지 못하고 이쁜 모습만 집착한다면 사는 사람은 아플 것이다. 건강한 집은 파는 사람보다 사는 사람을 더 생각하는 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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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A DELLE BOTTERE_VENETO,ITALY_JOHN PAWS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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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에게 드러내고 싶은 마음과 감추고 싶은 마음 사이에 서서 좋은 집은 있는 그대로 자연스러워 뽐내지 않아도 폼이 나고 수수히 서있어도 격이 느껴집니다. 남들을 의식하는 마음과 따라 하고픈 마음 사이에 서서 좋은 집은 나에게 충분히 이쁘고 사랑스러워 손님을 맞이해도 부끄러워하지 않고 혼자 앉아 있어도 따스함이 어깨를 감싸곤 합니다. 그런 집이면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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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OUSE IN LEYMEN_herzog & demeu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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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지을 때 건축주는 인테리어 비용 때문에 고심하고 건축가는 면적 때문에 고민하고 시공자는 하자 때문에 머리 아프지만 걱정은 원래 드는 것이기에 나누어 드는 것이다. 집을 지을 때 풍경을 담은 집에서 가족과 웃으면서 식사하는 상상을 하는 건축주와 곳곳에 숨겨진 공간에 담길 삶의 모습에 흐뭇해하는 건축가와 작은 것이라도 편리하고 아름답게 만들면서 보람을 느끼는 시공자가 함께한다면 힘겨움도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소나기가 지나가면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나를 반겨주는 집이 미소짓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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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쓰쿠바의 집_고다마 유이치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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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은 넓은 거실에 들어가 소파에 누워 티비를 보기 위해 가로 얼마 세로 얼마의 거실을 만드는 것이 아니다. 집과 만나는 사람의 정서에 따라 살기 위한 배경이 밝아지기도 하고, 어두워지기도 하고, 좁다가 넓어지기도 하고, 나무로 둘러싸이다가 하늘로 열려있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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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따스한 정서가 있는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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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건축상담을 하면서 주택에서의 삶의 이야기를 잠시 들을 기회가 있었다. 세련된 것보다는 자연스런 멋스러움, 자극적이지 않은 느린 풍경의 삶이 느껴지는 시간이었다. 주변의 아름다운 풍경을 건축을 통해서 인식하고 영향을 받는 사람의 정서가 사람을 멋스럽게 만든것이 아닌가 생각되었다. 도시속에서 별개로 구분하고 성적순으로 나누고 번호표를 매기는 삶의 정서가 아니였기 때문이다. 풍부하게 때론 다양하게 즐거움을 주는 건축이 사람과 주변과의 관계속에서 나름의 정서를 만들고 그 건축안에서 여러가지 삶의 이야기가 만들어지는 것이 좋은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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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ow House in Sumiyoshi, Osaka_Ando Tada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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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가가 건축을 대하는 생각과 방식이 조각물을 만드는 것이라면 사람을 위한 집이 아니다. 거주자가 건축을 대하는 생각과 방식이 얼마짜리 집인데…. 라고 생각한다면 집에서 사는 의미는 없다. 불편함이 즐거움으로 의미 없는 공간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완성되는 것은 건축가의 일이 아니다. 건축가는 여지가 있는 장소를 제공할 뿐 집과 만나서 완성하고 점점 키워내는 것은 거주자의 삶이 하는 것이다. 집과 사람이 만나서 점점 자라나는 집이 좋은 집이다. 왼손은 거들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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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삶이 들어올 빈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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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는 수납이 많으면 좋다. 그렇다고 수납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은 건 아니다. 수납 속에 무엇을 넣을지 고민하는 자세가 더 필요하다. 그리고 버리는 것과 정리하는 것에 대한 원칙도 가져야 할 것이다. 집은 욕심과 편리를 위해 남겨진 유실물 창고가 아니다. 결국, 무엇 때문에 고민하는가? 내가 집에서 좋은 환경에서 살기 위해 수납도 필요하고 정리도 필요한 것 아닐까? 추억을 담고 삶이 더 쌓이는 집을 위해 빈자리를 마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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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은 단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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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보기보다 단순하지 않다. 건축가는 대지를 분석하고 환경을 고려하며, 건축주의 요구 조건을 해석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찾아서 수없이 고민하며 모형과 3D 툴을 이용해 공간감과 비례감을 찾고 사람과의 관계, 도시과 주변환경과의 관계를 확립하고 큰 개념에서부터 작은 디테일, 재료와 색상, 가격까지 비교해서 어느 순간 직관적으로 디자인한다. 건축은 그래서 단순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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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축예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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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항상 주변으로 열려있다. 건축은 풍경이고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다. 삶은 인간 활동의 변형된 역사이고 시간은 삶의 역사를 단편적으로 기억하지만 결국엔 공간의 이야기를 기억하고 있는 것이다. 그 이야기는 늘 공간과 관계하여 일어나기 때문에 공간의 틀 안에서 기억된다. 자신의 삶은 건축공간의 풍경 속에서 일어난 관계에 대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삶은 건축과 관계하는 이야기이기 때문에 건축 예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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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xus World Housing _ Steven Ho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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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물리적인 공간에 인간이 살기 위한 장치이다. 그리고 건축의 공간에서 살면서 발생하는 공감각적이고 직접적인 현상과 다양한 사건의 기억 속에서 인간은 건축을 인식한다. 공간과 사람의 관계에서 인간은 거주한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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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솔크연구소 Salk Institute _ Louis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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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중정 안을 마음에 두고 있던 칸은 바라간에게 나무를 세울지 조각상을 세울지에 대한 조언을 구한 일화는 건축계에서는 유명한 일화이다. 결국 바라간의 조언대로 아무것도 세우지 않은 솔크연구소의 마당은 신의 한수라고 일컬을 만큼 훌륭한 선택이었다. 아무런 선택도 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만큼의 고민이 선택되어진 결과이다. 우리는 모두들 답만 찾아서 선택하려고 하는 제도교육의 목표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이상하게 여길지도 모른다. 네 가지 중 세 가지를 포기해야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는 틀에 매여 사고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선택해야 하는지 보다 빨리 선택하고 다음 문제 풀어야 한다는 관념 속에 생활하고 있기에, 두 가지를 선택할 수도 아무것도 선택하지 않는 선택을 할 수도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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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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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시간 묵혀두었던 노트를 꺼내면 옛 기억에 미소짓게 되는 습작이 있다. 지어지지 않고 지금은 아무런 의미가 없지만 그때는 왜 그렇게도 열중했었는지... 많은 날이 지나고 힘든 시간이 되면 잊혀 가는 나의 꿈들이 생각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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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현대미술관 _ Museum of Modern Art, New York _ Yoshio Tanig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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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로 단순한 박스로 보이거나 오피스처럼 보이는 건물이 내부에 다양한 공간의 확장과 시선의 연결이 연속되면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반전의 매력이 느껴진다. 아무 생각 없이 편하게 들어왔다가 놀라는 순간 또 다른 즐거움이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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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AISON C. _ BEAUDOUIN-HUSSON ARCHITECT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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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도시에 살면서 점점 자연을 그리워한다. 자연과 함께 사는 여유 있는 삶을 꿈꾸며 동경하지만 실제론 편리한 도시의 삶에 익숙해져서 벗어나기 쉽지 않다. 자연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해지고 잠시나마 기분이 좋아지는 건 동경의 대상이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초록의 나무를 볼 수 없다면 등지고 있어도 좋다. 사계절 변화하지만 변하지 않는 자연을 뒤에 두고 내가 그 앞에 자리 잡고 포즈를 취해보자. 등지고 있어도 자연은 도망가지 않는다. 늘 한결같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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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mmunity centre _ Kengo Ku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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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감 있는 공간은 자연스레 외부로 표출되기 마련이다. 억지로 감추어 반전의 묘미를 보이는 것도 방법이기는 하나 있는 그대로 공간의 모습을 밖으로 드러내는 데 주저하지 말자. 내 안의 마음이 보인다고 해서 이상하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것 그대로 나의 모습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있는 그대로 공간을 드러내면 안에서도 더 강하게 느끼고 춤출 것이다. 자 이제 리듬에 몸을 맡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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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eijoville _ Kazuyo Seji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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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은 공간을 만들고 공간은 시간을 담는다. 공간은 시간을 담고 건축은 사람을 닮는다. 다붙어진 하나의 덩어리를 여러 개로 나누고 건축은 그사이의 공간을 만든다. 사이의 공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삶의 공간이 된다. 공간은 그렇게 시간을 담고 건축은 그렇게 사는 사람을 닮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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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nité d’Habitation 유니떼 다비다시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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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이 가지는 아름다움은 건축에서도 중요한 요소가 된다. 유니트의 반복과 그 안에서의 작은 변화들이 전체안에서 얼마나 아름다운가. 같이 사는 즐거움도 모여살기에 느낄 수 있는 가치이건만 이젠 그 본질이 변질되어 모여서 따로 살기가 되어 버린건 아닌가 싶다. 가치있는 삶을 살기위해 같이 모여사는 집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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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정(不定)의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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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획을 진행하면서 새삼 또 느끼게 된다. 작은집은 작게 큰집은 크게 공간구획을 하는 것이 좋다. 그 안에서 상대적인 공간감을 대비 시켜 극대화하는 기법을 쓰기도 한다. 그때마다 필요한 게 정의되지 않는 공간이다. 복도이기도 하고 서재이기도 하고 윈도우 시트이기도 하고 차경장소이기도 하고 수납공간이기도 하며 아래층과 소통의 장소로 쓰일 수도 있고 아래층에서는 오브제로 보이기도 하는 멀티라고 하기엔 너무 복합적인 공간이며 공간과 공간사이의 공간이 부정의 공간이다. 그곳에서 건축이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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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양파빌리온 _ Anyang Pavilion _ Alvaro Si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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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장소, 좋은 디자인, 좋은 건축가가 만든 좋은 디자인의 아름다운 건축을 만들어도 때론 누수 때문에 1년 만에 재시공되기도 한다. 페이퍼 아키텍처를 실제로 구현시키는 현장의 힘을 결코 무시하면 안 될 것이다. "사건은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게 아니야. 현장에서 일어나는 거야!" -춤추는 대수사선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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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imple wo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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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작업 중에 문득 화상(?)이 떠올라서 단순하게 손가는 데로 그려보았다. 원판은 너무 많은 선이 복잡하게 깔려있는데 그 선들이 너무 아름다워서 남기고 싶어졌다. 계획을 하다 보면 지나가는 과정에 남은 흔적일 뿐이지만 잠깐이나마 이뻐 보이기도 한다. 또 몇 시간이 지나면 또 뒤집어서 사라질 운명이지만, 혼자만의 나르시시즘에 빠져서 북 치고 장구 치고 우습지만 이 순간엔 네가 제일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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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arcelona Pavillon _ 바로셀로나 파빌리온 _ Mies van der Roh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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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요소에 여러 가지 기능과 의미를 담고 단순하게 만드는 일은 언제나 고된 노동이다. 힘들고 지치고 나약해 지지만 단순하게 보이지만 복합적이고 기능과 의미가 가득 찬, 그리고 아름다움이 찐하게 배어 나오는 천재들의 결과물은 언제나 의욕을 불태우게 한다. 자 이제 다시 한번 시작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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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트라 하우스_VitraHaus _ Herzog & de Meu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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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을 처음 접할 때 형태가 건축이라고 생각하기도 했었다. 공간을 알게 되고 역사를 공부하면서 점점 건축을 보는 눈이 달라지고 관심이 옮겨가기 시작했다. 깊이와 레이어, 색, 그리고 중요한 재료를 주의 깊게 보다가 디테일이 건축이 완성이라고 나름대로 생각하고 디테일만 보기도 했다. 한동안 그 안에 사는 삶에 더 관심을 가지던 시기를 지나고 요즘엔 이런 걸 다 포함하는 건축은 결국 형태와 공간인가 싶다. 또 한 번 열병처럼 지나가겠지만 계속 순환할지도 모르겠다. 복고 열풍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