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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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로 미술관 _ Joan Miro Foundation in Barcelona _ Josep Lluis S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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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집에 들어갈 때의 기분과 사는 집에 들어갈 때의 느낌은 사뭇 다르다. 남의 집에 초대받아서 갈 때의 설렘과 내가 사는 집에 갈 때의 편안함은 사뭇 다르다. 처음엔 조금 낯설어 부담이 되기도 하겠지만 잘 디자인한 집은 살면서 좋아지는 집일 것이다. 사실 사는 사람이 익숙해져서 좋은 집이 더 디자인하기 힘들다. 하지만 집과 함께, 가족과 함께 사는 집에 대한 디자인 고민은 더해도 더해도 과하지 않다. 그리고 그런 집에 처음 들어갈 때 기분은 말로 표현 못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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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쿄 국립 박물관 Gallery of Horyuji Treasures _ Yoshio Taniguch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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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움에 대한 의미는 채우지 않아도 되는 즐거움이 아닐까 생각한다. 비워진 곳에 빛이 내려왔다가 도망가고 바람이 지나가기도 하고 가만히 앉아서 멍하니 있어도 마냥 즐거움을 주는 비움이 얼마나 고마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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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뚜레뜨 수도원 Le Couvent de La Tour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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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두운 면이 있으면 밝은 면도 있다. 항상 어둠 속에서 있다고 우울해하거나 비관할 필요는 없다. 어둠이 있기에 빛이 더 드러나는 법이고 밝고 어두움은 서로 상대적이기에 건축은 어두운 공간을 만들어 밝고 따스한 공간이 더 소중하게 느끼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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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isher House _Louis I. Kah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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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은 자신을 남들보다 더 드러내고 싶어 하는 것 같다. 남들과 다르다는 차별성은 때론 우월감을 주기도 하기 때문일 것이다. 다르다는 것이 뛰어날 수도 있지만 튀는 것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가끔 평범함에서 전해지는 묵직한 힘이 더 강하게 느낄 때도 있다. 드러내지 않고 묻히는 듯 서서히 주변과 하나가 되면서 묵묵히 그 자기 모습을 지키는 건축이 시간이 지나도 좋은 건 천성일인지도 모르겠다. 눈이 높다고 실력이 높은 건 아니기에 오늘도 이런저런 생각에 또 아쉬운 하루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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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Villa santillana cueno_Henri Ciri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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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을 이야기 하긴 쉽지만 나를 이야기 하긴 어려운 법이다. 풍경을 보고 좋다 나쁘다 말하지만 그 풍경을 보고 있는 나의 모습은 어떠한가 오늘도 겸허하게 자연 앞에 고개 숙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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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창덕궁 후원 부용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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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한옥이 더욱 아름다운 것처럼 좋은 집은 한 계절 한순간만 좋은 집이 아닐 것이다. 살면서 점점 좋은 집이 정말 좋은 집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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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빌라 사보아 Villa Savoy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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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은 가족을 생각하는 집이다. 가족의 라이프스타일이 바뀌고 관심사가 다양해지면서 스마트폰이 일상을 지배하면서 집의 역할도 달라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가족이 행복하고 즐거운 집을 원하는 마음은 변하지 않는다. 따뜻한 집에 모여 함께 이야기하면서 사는 것, 기본을 잊지 않아야 하는 것이 좋은 집의 첫 시작이며 마지막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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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서동 단독주택 목구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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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지 않는 곳에 신경쓰고 좀더 튼튼하게 한번 더 못질하고 나서기전에 한번더 둘러보고 노력하는 현장소장님에게 디자인에 맞게 시공해달라고 어색하지 않게 시공해달라고 좀더 좋은 질로 시공해달라고 잘못된거 다시 시공해 달라고 도면에 표기되지 않았어도 알아서 잘 시공해달라고 매일매인 조르고 또 조르는 나는 때론 고집쟁이 할아버지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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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리 피카소 미술관 Picasso Museum in Paris_ROLAND SIMOU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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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를 만드는 것은 시선을 따라 가게 만드는 구도이다. 깊이를 만드는 것은 목표를 향한 노력과 인내의 흔적들이다. 깊이를 만드는 것은 삶의 무게를 담담히 지고 나의 길을 가는 뒷모습이다. 깊이는 말하지 않아도 서서히 따라오는 거북이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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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sa Bernasconi _ Luigi Snozz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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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집은 집만 생각하지 않고 사람을 생각한다. 그리고 자연 또한 생각한다. 그 집이 어떻게 자리 잡던 주변을 거스르면서 혼자 자리잡으면 안된다. 그리고 좋은 집은 또 도시도 생각한다. 같이 사는 것이 얼마나 가치있는지는 사람이기에 더 잘 알고있다. 좋은 집은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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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를르 고대사 박물관 Arles Museum of Archaeolog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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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과 땅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면 하늘은 하늘색이고 땅은 황토색이라고 초등학생은 대답할지 모릅니다. 하늘과 땅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면 하늘은 Dodger Blue #1E90FF이고 땅은 Goldenrod #DAA520이라고 색을 전공한 전문가가 대답할지 모릅니다. 하늘과 땅이 무슨 색이냐고 묻는다면 하늘은 하얗기도 하고 검기도 하고 빨강이기도 보라이기도 하고 땅도 그렇다고 저는 대답할지 모릅니다. 그때그때 변하는 내 마음의 색은 저도 잘 모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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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pilogue _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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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지 않습니다. 기능적인 부분은 건축의 일부입니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는 설계가 아니라 작은 부분까지 잘하는 설계여야 좋은 집입니다. 건축은 그렇게 간단한 학문이 아니기에, 삶의 일부이기에, 힘들지만 그만큼의 즐거움이 있는 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전체를 보고 대지와 공간구성과 사람의 삶을 복합적으로 반영하여 건축적 아이디어로 방향을 제시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기에 끊임없이 노력해야 할 것입니다. 작은 부분에 집착하는 설계는 절대 좋은 건축으로 남지 못할 것입니다. 부분보다 전체를 볼 수 있는 눈과 복합적이고 상대적인 것을 유기적으로 연계하고 아이디어로 변형, 발전시키는 과정은 몇 달, 몇 년 했다고 잘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직 많이 부족합니다. 그래서 아직도 공부하고 사유합니다. 지금까지 본 커다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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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테르메 발스 스파 Therme V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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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거나 혹은 닮거나 건축기법 중에 차경(借景, 경치를 빌린다는 뜻으로 풍경요소를 창이나 벽에 액자처럼 넣어서 보는 방식)이라는 수법이 있다. 자연을 건축안에 담아서 건축안에서 자연을 느끼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 테르메 발스 스파의 공간을 보면 차경기법과 함께 자신이 경치가 되는 기법을 내부와 외부에서 다양하게 썼다. 그 모습이 자연과 닮아서 작경( 作景, 경치를 만든다는 뜻으로 건물이 자연의 모습처럼 보이는 방식) 이라는 말을 한번 만들어 보았다. 자연을 담거나 혹은 닮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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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덕위의 하얀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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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비싸고 좋은 양복을 입어도 운동화를 신으면 그 격이 떨어집니다. 청바지에 검은 티셔츠를 입고 운동화를 신어도 자신에게 어울리고 그 옷에 거스르지 않는 행동을 하면 멋이 나는 법입니다. 인스타에서 본 혹은 공항 패션에서 본 검은 가죽 장갑이 이쁘다고 현장 목수님께서 에어건을 쏘실 때 끼고 계신다면 멋이 날까요? 흑목수라고 불릴 수도 있지만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은 것은 아닐 겁니다. 집을 지을 때도 마찬가지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몸의 치수를 재고 어울리는 옷을 디자인해서 좋은 옷감을 잘라서 바느질해서 만드는 것입니다. 전체적인 어울림과 몸이 변하는 것 등 많은 것을 생각해서 디자인해야 합니다. 첫 시작은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 마지막에 자기에게 맞는 옷을 입을 때 얼마나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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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뚜레뜨 수도원 Le Couvent de La Toure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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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과 어둠의 대서사시를 느끼고 있자면 난 작은 수도승이 된것처럼 겸손해지고 또 겸손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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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1차 세계대전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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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은 규칙을, 규칙은 힘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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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차 세계대전 역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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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어리는 가볍게 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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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를르 고대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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눌러주는 매스는 긴장감을 준다.